통신과 안테나
스마트폰은 손바닥만 한 금속 상자 안에서 동시에 열 가지가 넘는 무선 시스템을 돌린다. 13.56 MHz의 NFC부터 40 GHz 가까운 mmWave까지, 파장으로는 22 m에서 7 mm까지 3,000배 넘게 차이 나는 전파를 금속 프레임의 틈새와 보드 가장자리 몇 mm로 주고받는다. 이 장에서는 비트가 전파가 되기까지의 경로와, 안테나가 손·화면·배터리와 벌이는 자리 싸움을 손으로 만져 본다.
- 모뎀 → 트랜시버 → PA/LNA → 필터·스위치 → 튜너 → 안테나로 이어지는 무선 체인에서 각 블록의 역할과 손실을 설명한다.
- 폰이 쓰는 대역의 주파수와 파장, λ/4 공진 길이를 계산하고, 저대역 안테나가 왜 어려운지 안다.
- 금속 프레임을 분할선·급전점·그라운드로 안테나로 만드는 법, S11과 손 효과(디튜닝), 안테나 튜너의 원리를 이해한다.
- MIMO·다이버시티, mmWave 위상배열 빔포밍, 링크 버짓(경로 손실 → 수신 전력 → 처리량)을 수치로 다룬다.
- SAR 규제와 송신 전력 백오프, Wi-Fi/LTE 공존 간섭, 위성 통신, 그리고 안테나 공간을 둘러싼 설계 트레이드오프를 정리한다.
폰 안의 위치: 안테나는 어디에 있나
분해된 폰을 보면 '안테나'라고 이름 붙은 부품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저대역(600~960 MHz)과 중·고대역(1.7~2.7 GHz) 셀룰러 안테나의 상당수는 별도 부품이 아니라 금속 측면 프레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프레임을 수지로 채운 분할선(split / slit)으로 끊어 여러 토막으로 만들고, 각 토막의 한 점에 신호를 넣고(급전점) 다른 점을 보드 그라운드에 잇는다. 나머지는 메인보드 상판의 RF 영역(모뎀·트랜시버·프론트엔드 모듈)과, 후면 유리 아래나 프레임 안쪽에 붙은 LDS·FPC 안테나(Wi-Fi, GNSS, UWB, NFC, mmWave 모듈)다.
프레임 분할선과 RF 보드
이 모델에는 분할선이 8곳 있다(측면 6, 위·아래 레일 2). 실제 폰은 디자인과 대역 구성에 따라 4~8곳 정도를 쓰며, 위쪽 끝(보드 쪽)에 셀룰러 메인·Wi-Fi·GNSS, 아래쪽 끝(USB-C 쪽)에 셀룰러 메인 저대역을 두는 배치가 흔하다. 아래쪽은 배터리 옆을 지나는 플렉스 케이블로 급전선을 끌어온다(4장).
무선 체인: 비트에서 전파까지
송신은 디지털 비트가 아날로그 전파로 바뀌는 과정이고, 수신은 그 반대다. 블록을 눌러 각 단계가 무엇을 하는지 보자. 오른쪽으로 갈수록 신호는 주파수가 높아지고 전력이 커지며, 각 블록의 손실(dB)이 그대로 배터리 소모와 수신 감도로 이어진다.
RF 체인 탐색기
체인 전체의 손실 감각을 잡아 두자. PA가 약 26~27 dBm을 내면 듀플렉서(1.5~2.5 dB)·스위치(0.3~0.6 dB)·튜너와 선로(0.5~1 dB)를 지나 안테나 단자에서 약 23 dBm(200 mW)이 된다. 이것이 LTE/5G 단말의 일반적 최대 송신 전력(전력 등급 3)이다. 일부 TDD 대역(n41, n77/n78 등)은 26 dBm(전력 등급 2, HPUE)을 허용한다. 수신 쪽은 반대로 안테나와 LNA 사이의 손실이 그대로 잡음 지수(Noise Figure)에 더해진다.
과거 휴대폰은 중간 주파수(IF)를 거치는 슈퍼헤테로다인 수신기를 썼지만, 지금의 트랜시버는 대부분 반송파를 바로 기저대역으로 내리는 직접 변환(제로 IF)을 쓴다. IF 필터가 필요 없어 집적에 유리한 대신 DC 오프셋, I/Q 불균형, 국부 발진기 누설을 디지털 보정으로 잡는다. 하나의 트랜시버가 수십 개 대역과 반송파 집성(CA)을 처리하기 위해 여러 PLL과 수신 경로를 동시에 돌린다.
폰이 쓰는 대역과 파장
전파의 파장은 \(\lambda = c/f\)다. 안테나의 기본 크기는 파장에 비례하므로, 어떤 대역을 지원하느냐가 곧 안테나 크기 문제가 된다. 아래 축은 로그 눈금이다. 막대를 누르거나 슬라이더로 주파수를 옮겨 파장과 1/4 파장(가장 흔한 공진 안테나 길이)을 확인하자.
주파수 축과 λ/4 계산기
| 시스템 | 대표 주파수 | λ (자유공간) | 안테나 형태(전형) |
|---|---|---|---|
| NFC | 13.56 MHz | 22 m | 코일(자기 결합, 근접장) — 무선 충전 코일 주변 |
| 셀룰러 저대역 (LTE/5G FR1) | 617~960 MHz | 31~49 cm | 금속 프레임 + 섀시 모드, 튜너 필수 |
| GNSS L5 / L1 | 1176 / 1575 MHz | 25 / 19 cm | 프레임 상단 토막 또는 LDS, 위쪽(하늘)을 향하게 |
| 셀룰러 중·고대역 | 1.7~2.7 GHz | 11~18 cm | 프레임 토막, 4×4 MIMO |
| Wi-Fi 2.4 / BT | 2.40~2.48 GHz | 12.5 cm | 프레임 토막·LDS (셀룰러와 공유 가능) |
| 5G n77/n78/n79 | 3.3~5.0 GHz | 6~9 cm | 프레임·LDS, 4×4 MIMO |
| Wi-Fi 5 / 6 GHz | 5.15~7.125 GHz | 4.2~5.8 cm | LDS·FPC 안테나, 2×2 |
| UWB | 6.5 / 8 GHz (ch5/ch9) | 3.7~4.6 cm | 패치 3개 내외(도래각 측정용) |
| 5G mmWave (FR2) | 24.25~29.5, 37~40 GHz | 7.5~12 mm | 안테나 인 패키지(AiP) 위상배열 모듈 |
금속 프레임을 안테나로 쓰는 법
금속은 전파를 가로막는다. 그런데 폰의 옆면은 강성과 고급스러움 때문에 알루미늄이나 티타늄이다. 해법은 '막는 금속'을 '방사하는 금속'으로 바꾸는 것이다. 핵심 아이디어는 세 가지다.
- 분할선: 프레임 링을 1~2 mm 폭의 수지(사출 플라스틱)로 끊어 전기적으로 분리된 토막을 만든다. 토막 하나하나가 방사체가 된다. 분할선 위치가 토막의 전기 길이, 즉 공진 주파수를 정한다.
- 급전점과 단락점: 토막의 한 점에 RF 신호를 넣고(급전, feed), 다른 점을 그라운드에 잇는다(단락, short). 이 구조가 역F 안테나(IFA, Inverted-F Antenna)다. 급전점과 단락점의 간격으로 입력 임피던스를 50 Ω 근처에 맞춘다.
- 클리어런스: 방사체와 그라운드(보드·미드플레이트·배터리·디스플레이) 사이 빈 공간. 이것이 좁을수록 방사체와 그라운드 사이 전류가 서로 상쇄되어 대역폭과 효율이 떨어진다. 저대역 안테나에는 수 mm가 필요하다.
섀시 모드: 폰 전체가 안테나다
700 MHz의 λ/4는 약 107 mm다. 프레임 토막 하나로는 턱없이 짧다. 실제로 저대역에서 방사하는 것은 토막이 아니라 폰의 그라운드 전체다. 토막은 그라운드에 전류를 '들이붓는' 결합기 역할을 하고, 길이 약 15 cm의 보드·미드플레이트가 반파장 다이폴처럼 공진한다. 폰 길이 147 mm는 약 1 GHz의 반파장이므로, 저대역에서는 그라운드가 약간 짧아 효율이 대역 아래쪽으로 갈수록 떨어진다. 이 섀시 모드(chassis / ground mode) 덕분에 작은 폰도 저대역을 쓸 수 있지만, 대가가 있다. 섀시 전체에 전류가 흐르므로 손으로 쥐는 순간 영향을 받는다.
분할선은 프레임 강성의 약점이다. 낙하 시 응력이 분할선의 수지–금속 경계에 집중되고, 장기적으로 수지가 들뜨거나 색이 바래면 외관 불량이 된다. 수지와 금속의 접합을 위해 금속 표면에 미세 구멍을 내고 수지를 그 안으로 사출하는 나노 몰딩 같은 공정을 쓴다. 프레임 재료와 가공은 12장에서 다룬다. 분할선은 또한 산업 디자인 팀과 끊임없이 협상해야 하는 '보이는 선'이다.
공진과 S11, 손 효과, 안테나 튜너
안테나 성능의 첫 지표는 반사계수(S11, return loss)다. 50 Ω 선로에서 들어간 전력 중 얼마가 튕겨 나오는지를 dB로 나타낸다. 공진 근처에서 안테나는 직렬 RLC 회로처럼 행동한다.
손이 안테나에 닿으면 두 가지 일이 동시에 벌어진다. 손의 높은 유전율(근육·피부 εr ≈ 40~50)이 방사체 주변의 전기장을 '무겁게' 만들어 공진 주파수를 아래로 끌어내리고(디튜닝), 손의 도전성 조직이 전력을 흡수한다. 저대역에서 손 때문에 총 효율이 3~10 dB 떨어지는 일은 흔하다. 디튜닝 몫은 튜너로 되찾을 수 있지만, 흡수 몫은 되찾을 수 없다.
S11 · 손 효과 · 개구 튜너
튜너는 두 종류다
| 종류 | 위치 | 하는 일 | 구현 |
|---|---|---|---|
| 개구 튜너(aperture tuner) | 방사체와 그라운드 사이 | 안테나의 전기 길이 자체를 바꿔 공진을 옮긴다. 저대역 안의 B28/B20/B5/B8 등을 한 토막으로 덮는다. | SOI CMOS 스위치 + 인덕터/커패시터 몇 개, 상태 4~16개 |
| 임피던스 튜너(impedance tuner) | 급전점과 프론트엔드 사이 | 공진은 그대로 두고 정합만 다시 맞춘다. 손·머리에 의한 임피던스 변동을 보상. | 가변 커패시터(디지털 튜닝 커패시터) 정합 회로, 방향성 커플러로 반사 측정 |
저대역은 순간 대역폭이 좁아 하나의 공진으로 600~960 MHz(약 45%)를 다 덮을 수 없다. 그래서 '지금 쓰는 대역'에 공진을 옮겨 두는 개구 튜닝이 거의 필수가 되었다. 단, 튜너 스위치는 큰 RF 전압을 견뎌야 하고(Ron·Coff 트레이드오프), 비선형성 때문에 고조파와 상호변조를 만들 수 있다.
전파는 어떻게 퍼지나: 방사 패턴
안테나의 진동 전류는 주변에 전기장과 자기장을 만들고, 그 변화가 빛의 속도로 바깥으로 퍼진다. 가까운 곳(\(r \lesssim \lambda/2\pi\), 근거리장)에서는 에너지가 안테나와 공간 사이를 출렁이고, 멀리(원거리장)에서는 세기가 거리 제곱에 반비례하는 구면파가 된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2차원 단면에서 순간 전기장을 색으로 그린 것이다.
2D 방사 애니메이션
폰 안테나의 방사 패턴은 교과서의 깔끔한 도넛과 거리가 멀다. 섀시 전체와 손·머리가 패턴을 일그러뜨리고, 전력의 상당 부분이 사용자 몸으로 흡수된다. 그래서 단말 성능은 안테나 하나의 이득이 아니라 전파 무반사실에서 폰 전체를 돌려 가며 재는 TRP(Total Radiated Power)와 TIS(Total Isotropic Sensitivity)로 평가하고, 통신사 인증에서는 머리·손 모형(팬텀)을 씌운 상태의 값도 요구한다.
MIMO와 다이버시티
도심의 전파는 건물·벽에 반사되어 여러 경로로 도착하고, 경로들이 더해졌다 빼졌다 하며 수신 세기가 수 cm 간격으로 20~30 dB씩 출렁인다(레일리 페이딩). 안테나를 여러 개 두면 이 혼란을 두 가지로 이용한다.
- 다이버시티: 같은 신호를 두 안테나로 받아 더 센 쪽을 고르거나(선택 결합) 위상을 맞춰 더한다(최대비 결합, MRC). 동시에 깊은 골에 빠질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 공간 다중화(MIMO): 송수신 안테나가 각각 여러 개면, 경로 차이를 이용해 서로 다른 데이터 스트림을 같은 주파수에 동시에 보낸다. 4×4 MIMO는 이론상 최대 4개 레이어로 처리량을 거의 4배로 늘린다.
MIMO 용량과 안테나 상관
페이딩과 선택 다이버시티
mmWave와 위상배열 빔포밍
24~40 GHz의 mmWave는 수백 MHz~1 GHz에 가까운 넓은 대역폭으로 수 Gbps를 낼 수 있지만, 파장이 짧아 같은 크기의 안테나가 받는 전력이 작다(유효 면적 \(A_e = G\lambda^2/4\pi\)). 이 손실을 메우는 방법이 여러 소자를 배열해 빔을 모으는 것이다. 소자 간격이 λ/2 ≈ 5 mm이므로 손톱만 한 모듈에 4~8개 소자를 넣을 수 있다. 안테나·RF 칩을 한 패키지에 담은 이 모듈을 AiP(Antenna-in-Package)라 한다.
위상배열 빔 패턴
빔은 좁을수록 멀리 가지만, 그만큼 정확히 기지국을 향해야 한다. 단말은 수십 개의 미리 정한 빔(코드북)을 번갈아 써 보며 가장 센 빔을 고르고(빔 관리), 손이 모듈을 가리면 다른 면의 모듈로 넘어간다. 그래서 mmWave 폰은 측면과 후면에 모듈을 2~3개 둔다. 모듈 앞의 금속 프레임에는 전파가 나갈 '창'(수지 창이나 슬롯)이 필요하고, 유리나 도장 두께까지 수십 µm 단위로 관리해야 한다.
mmWave는 벽·나뭇잎·사람 몸에 크게 약하다(인체 손실 15~30 dB 수준). 그래서 지원 지역이 제한적이고, 지원하지 않는 시장용 모델은 모듈을 빼서 원가와 공간을 아낀다. 현재 5G의 주력은 3.3~4.2 GHz(n77/n78) 중대역이다.
링크 버짓: 몇 dB가 남는가
통신이 되느냐는 결국 덧셈 뺄셈이다. 송신 전력과 안테나 이득을 더하고, 경로 손실·벽·몸 손실을 빼면 수신 전력이 된다. 이것을 잡음과 비교한 SNR이 처리량을 정한다.
주파수가 10배가 되면 FSPL이 20 dB 늘어난다. 이것은 '고주파가 공기 중에서 더 많이 흡수돼서'가 아니라, 같은 이득의 안테나가 받는 면적(\(\propto \lambda^2\))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같은 면적의 안테나라면 고주파일수록 이득이 커져 상쇄된다. mmWave가 배열을 쓰는 이유다. 반면 벽 손실은 주파수에 따라 진짜로 커진다.
링크 버짓 → 처리량
해볼 것: 3.5 GHz에서 저방사(Low-E) 유리 벽 하나만 두어도 25 dB 가까이 잃는다. 단열 코팅 유리는 금속 박막이라 전파에도 '단열재'다. 28 GHz는 실외 가시선에서는 수 Gbps가 나오지만 벽 하나에 무너진다. 700 MHz는 처리량은 작아도 실내 깊숙이, 멀리까지 닿는 '커버리지 대역'이다.
위성 통신: 하늘로 직접
최근 폰은 기지국이 없는 곳에서 위성과 직접 문자를 주고받는 기능을 갖추기 시작했다. 저궤도(LEO) 위성은 고도 수백~1,500 km로, 2 GHz 대역 기준 자유공간 손실만 160 dB를 넘는다(지상 기지국 1 km의 약 98 dB보다 60 dB 이상 크다). 폰 쪽 안테나 이득과 송신 전력은 그대로이므로, 남는 방법은 데이터 속도를 극단적으로 낮추는 것이다. 잡음 전력은 대역폭에 비례하므로 대역폭을 kHz 단위로 줄이면 SNR을 수십 dB 벌 수 있다. 그 결과 문자 하나에 수 초~수십 초가 걸리고, 사용자는 하늘이 트인 곳에서 폰을 위성 방향으로 들어야 한다. 사용 대역은 L/S 대역(1.6~2.5 GHz 근처)의 위성 전용 주파수 또는 기존 셀룰러 대역(3GPP NTN, Rel-17 이후)이며, 별도의 큰 안테나 없이 기존 프레임 안테나와 프론트엔드를 재사용하는 것이 설계의 핵심 제약이다.
SAR 규제와 송신 전력 백오프
폰이 몸 가까이에서 송신하면 조직이 전자기 에너지를 흡수해 미세하게 데워진다. 규제는 이 흡수를 SAR(Specific Absorption Rate, 비흡수율)로 제한한다.
SAR은 송신 전력에 비례하고 몸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급격히 커진다. 그래서 폰은 몸이 가까이 있다고 판단되면 송신 전력을 낮춘다(백오프). 판단에는 근접 센서, 안테나 프레임 자체를 전극으로 쓰는 정전용량식 그립 센서(SAR sensor), 통화 상태(수화부 사용), 핫스팟 모드 등을 쓴다. 최근 모뎀은 짧은 시간 창(예: 수십~100초)에서 시간 평균이 한도를 넘지 않게 관리하는 방식(TAS, Time-Averaged SAR)을 쓴다. 순간적으로는 최대 전력을 내고, 평균을 넘을 것 같을 때만 줄인다.
고정 백오프 vs 시간 평균 SAR
백오프 3 dB는 업로드 커버리지 반경이 줄어드는 것과 같다. 그래서 설계 단계에서 '어느 면이 몸에 닿는가'를 고려해 안테나를 배치한다. 예컨대 송신 안테나를 화면 쪽 대신 옆·뒤로 향하게 하거나, 위쪽이 가려지면 아래쪽 안테나로 송신을 옮긴다. 인증 시험은 팬텀 액체를 채운 머리·몸 모형에 폰을 대고 모든 대역·면·거리 조합을 스캔하므로, 대역 수가 늘수록 인증 시간과 비용도 함께 늘어난다.
공존: 한 몸 안의 간섭
폰 안에서 셀룰러(23 dBm 송신)와 Wi-Fi·BT·GNSS 수신기(−90 dBm 이하 신호를 기다림)가 동시에 돈다. 두 안테나 사이 격리도는 고작 10~20 dB이므로, 셀룰러 송신 전력이 100억 배(100 dB) 이상 큰 상태로 Wi-Fi 수신기 문 앞에 도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충돌은 다음과 같다.
| 가해자(송신) | 피해자(수신) | 메커니즘 |
|---|---|---|
| LTE B40 (2300~2400 MHz) / B41 (2496~2690) | Wi-Fi·BT 2.4 GHz (2400~2483.5) | 인접 대역 누설(PA 스펙트럼 재성장), 수신기 블로킹 |
| LTE B13 (777~787 MHz 상향) | GNSS L1 (1575.42 MHz) | 송신 2차 고조파(1554~1574 MHz)가 L1 바로 옆에 떨어짐 |
| 5G n79 (4.4~5.0 GHz) | Wi-Fi 5 GHz (5.15~) | 인접 대역 누설 |
| 셀룰러 2개 대역 동시 송신(EN-DC, 상향 CA) | 자기 수신 대역 | 상호변조(IMD) 성분이 수신 대역에 떨어짐 |
| AP·메모리·카메라 MIPI 클럭, 디스플레이 구동 | 저대역·GNSS 수신 | 디지털 잡음 고조파(디센스) — 차폐 캔·클럭 확산으로 대응 |
LTE B40 송신 → Wi-Fi 2.4 GHz 수신 감도 저하
SAW와 BAW
휴대폰 필터는 대부분 음향파 필터다. 압전체 위에서 전기 신호를 음파(속도 약 3,000~10,000 m/s, 빛의 10만분의 1 수준)로 바꾸면 파장이 µm 단위로 줄어, 칩 크기의 공진기를 만들 수 있다. SAW(Surface Acoustic Wave)는 압전 기판 표면의 빗살 전극으로 표면파를 일으키며 저렴하고 약 2.5 GHz 이하(온도 보상형 TC-SAW는 좀 더 위)에 강하다. BAW(Bulk Acoustic Wave, FBAR 등)는 얇은 압전막(AlN, ScAlN)의 두께 방향 공진을 쓰며 Q가 높고 고주파(1.5~7 GHz)와 가파른 경계가 필요한 곳(B40/B41/Wi-Fi 공존, n77/n79)에 쓴다. 플래그십 폰 하나에 이런 필터가 수십~100개 이상 들어가며, 대부분 듀플렉서·멀티플렉서 형태로 FEM 안에 패키징된다.
설계 시 무엇이 중요한가
안테나는 폰 설계에서 가장 '늦게 이기고 일찍 지는' 분야라고 할 만하다. 화면은 커지고 베젤은 얇아지고, 배터리는 커지고, 카메라 범프는 자라고, 프레임은 더 단단한 금속을 원한다. 모든 것이 안테나 클리어런스를 갉아먹는다. 그런데 작은 안테나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
안테나 크기 vs 대역폭 (Chu 한계)
핵심 지표와 트레이드오프
| 항목 | 지표(전형적 목표) | 부딪히는 상대 |
|---|---|---|
| 안테나 공간 | 클리어런스 수 mm, 저대역 총 효율 −4~−8 dB(자유공간) | 화면 크기·베젤, 배터리 용량, 금속 프레임 강성 |
| 손·머리 성능 | 팬텀 착용 TRP/TIS, 통신사 기준 | 안테나 위치(손이 쥐는 곳), 디자인(분할선 위치) |
| 격리도·상관 | 격리 > 10~15 dB, ECC < 0.5 | 안테나 수(MIMO), 공간 |
| 공존·디센스 | Wi-Fi/GNSS 감도 저하 < 1~3 dB | 필터 수·삽입 손실, 차폐, 디지털 클럭 배치 |
| SAR | 지역 한도 이내, 백오프 최소 | 송신 성능, 안테나 방향, 센서 |
| 전력 | PA 효율(엔벨로프 추적), 손실 dB | 배터리 수명, 발열 |
| 원가·인증 | RFFE 부품 수, 인증 기간 | 지원 대역 수, 시장별 SKU |
다른 부품과의 상호작용
- 카메라·금속 부품: 카메라 데코 링, 스테인리스 보강판, 스피커 자석, 진동 모터는 모두 안테나 근처의 '기생 금속'이다. 공진을 옮기거나 패턴을 일그러뜨리므로 그라운드에 확실히 묶거나(여러 점 접지) 거리를 둔다. 접지 스프링이 헐거워지면 시간이 지나며 성능이 변하는 불량이 생긴다.
-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둘 다 큰 금속 평면(디스플레이 보강판, 배터리 파우치의 알루미늄)이다. 안테나 바로 뒤의 금속판은 그림자처럼 방사를 막는다. 화면이 프레임 끝까지 덮을수록 안테나가 '숨 쉴' 틈이 줄어든다.
- 무선 충전·NFC: 후면 코일과 페라이트, 정렬 자석이 후면 유리 쪽 안테나(UWB, mmWave)와 공간을 다툰다(6장).
- 열: PA와 모뎀은 AP 다음가는 열원이다. 업로드를 오래 하면 열 관리 때문에 송신 전력이 제한되기도 한다(11장).
- 대역 수 증가: 지원 대역이 늘면 필터·스위치가 늘고, 스위치를 하나 지날 때마다 0.3~0.6 dB씩 손실이 쌓인다. 대역을 늘리는 것이 각 대역의 성능을 조금씩 깎는다.
흔한 실패 사례
- 분할선 위에 손: 쥐는 손이 분할선을 덮어 두 토막을 이어 버리면(정전 결합) 공진이 크게 틀어지고 신호가 급락한다. 분할선 위치 선정과 튜너, 안테나 스위칭으로 대응한다.
- 디센스: 시제품에서 특정 화면 밝기나 카메라 모드일 때만 GNSS나 저대역 수신이 떨어지는 문제. 클럭 고조파가 원인인 경우가 많고, 늦게 발견할수록 차폐 캔 추가·클럭 주파수 변경 같은 비싼 수정이 필요하다.
- 케이스와 액세서리: 금속 케이스, 자석 거치대가 안테나를 막는다. 설계 단계에서 대표적 케이스로 시험한다.
- 조립 공차: 안테나 접점 스프링·스크루 토크·유리 두께 편차가 양산 산포를 만든다. 생산 라인에서 OTA(공중) 시험으로 샘플을 걸러낸다.
안테나 영역은 산업 디자인이 확정된 뒤 '남는 공간'에 넣는 것이 아니라, 제품 기획 초기에 화면·배터리·카메라와 함께 체적 예산으로 선점해야 한다. 분할선 위치, 프레임 재료(티타늄은 알루미늄보다 전도도가 낮아 손실이 약간 크다), 후면 재료(유리·세라믹은 투과, 금속은 차단)는 나중에 바꾸기 어려운 결정이다.
핵심 정리
- 무선 체인은 모뎀 → 트랜시버 → PA/LNA → 필터·스위치(FEM) → 튜너 → 안테나다. 안테나 쪽 손실은 송신 전력(배터리)과 수신 감도(Friis)를 직접 깎는다.
- λ = c/f. 700 MHz의 λ/4 ≈ 107 mm로 폰 길이에 맞먹고, 28 GHz는 2.7 mm다. 저대역은 섀시 모드와 튜너로, mmWave는 위상배열로 푼다.
- 금속 프레임은 분할선으로 토막을 나누고 급전점·단락점을 둔 역F 안테나로 쓴다. 클리어런스가 대역폭과 효율을 정한다.
- S11은 반사, 총 효율은 정합 × 방사 효율이다. 손은 공진을 낮추고(디튜닝) 전력을 흡수한다. 튜너는 디튜닝만 되돌릴 수 있다.
- MIMO 이득은 안테나 간 상관이 낮을 때만 나온다. 다이버시티는 페이딩 골을 메운다.
- 위상배열은 β = −kd sinθ₀로 빔을 돌리고, 이득 ≈ 10 log N, d > λ/2 근처에서 그레이팅 로브가 생긴다.
- 링크 버짓: Pr = Pt + G − FSPL − 벽 − 몸. 벽 손실은 주파수에 따라 커지고, 처리량은 SNR을 통해 Shannon 식으로 정해진다.
- SAR 한도 때문에 몸 근처에서 송신 전력을 줄인다. 시간 평균 방식은 평균을 지키며 성능을 살린다. 공존 간섭은 가파른 필터(BAW), 격리, 시간 분할로 해결한다.
확인 퀴즈
1. 저대역(700 MHz) 셀룰러 안테나가 작은 프레임 토막만으로도 동작할 수 있는 주된 이유는?
2. 손이 안테나를 감싸면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로 옳은 것은?
3. 안테나 앞 손실이 1 dB 늘었다. 수신(LNA 앞)과 송신(PA 뒤)에 각각 미치는 영향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4. 28 GHz 8소자 선형 배열에서 소자 간격을 0.5λ에서 1λ로 넓히고 빔을 40° 조향했다. 생기는 문제는?
5. 4×4 MIMO를 넣었는데 처리량 이득이 거의 없다. 가장 의심할 만한 원인은?
6. 같은 거리에서 3.5 GHz 실내 수신이 700 MHz보다 크게 나쁜 이유로 가장 거리가 먼 것은?
7. 시간 평균 SAR(TAS) 방식의 장점은?
8. LTE B40(2300~2400 MHz) 송신과 Wi-Fi 2.4 GHz 수신의 공존에 BAW 필터를 쓰는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