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와 터치
스마트폰 앞면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부품, 사용자가 가장 오래 바라보고 손가락으로 만지는 부품이 디스플레이다. 두께 1 mm도 안 되는 필름 안에 유리, 편광판, 터치 센서, 수 µm의 봉지막, 수백 nm의 유기 발광층, 수천만 개의 박막 트랜지스터가 겹쳐 있다. 이 장에서는 그 적층을 한 층씩 벗겨 보고, 화면이 왜 그렇게 설계되었는지를 전력·수명·두께·원가의 언어로 읽는다.
- OLED 디스플레이 모듈의 적층(커버 글라스 → 편광판 → 터치 → 봉지 → 유기층 → TFT → 기판)과 각 층의 역할·두께를 설명할 수 있다.
- 원편광판이 외광 반사를 막는 원리와, 그 대가(발광의 절반 이상 손실)를 정량적으로 이해한다.
- 서브픽셀 배열, 픽셀 회로의 문턱전압 보상, OLED 전류–휘도 관계로 화질과 균일도를 해석한다.
- 휘도·APL·색에 따른 OLED 전력, LTPO 가변 주사율, PWM/DC 디밍의 트레이드오프를 계산한다.
- 상호정전용량 터치 센서가 좌표를 구하는 방법과 터치 지연의 구성 요소를 안다.
- 번인·언더디스플레이 카메라·패널 벤딩 등 설계 시 부딪히는 제약을 정리한다.
폰 안의 위치: 앞면 전체를 덮는 얇은 판
디스플레이 모듈은 폰의 가장 바깥, 커버 글라스 바로 밑에 붙는다. 앞면 면적의 약 90 % 이상이 활성 영역(active area)이고, 6.1~6.9″ 화면이면 면적이 대략 90~115 cm²다. 모듈 두께는 커버 글라스를 빼고 약 0.6~1.0 mm로, 8 mm 남짓한 폰 두께에서 10 % 정도를 차지한다. 그 아래에는 금속 미드플레이트(12장)가 받쳐 주고, 패널 아래쪽 끝은 뒤로 접혀 구동 IC와 플렉스 케이블을 통해 메인보드(4장)에 연결된다.
폰 속의 디스플레이 모듈
폰 전체 전력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몫은 사용 패턴에 따라 크게 다르다. 밝은 화면으로 웹을 볼 때는 화면이 시스템 전력의 30~50 %를 쓰기도 하고, 게임에서는 AP(3장)가, 영상 통화에서는 모뎀과 카메라가 더 크다. 그래도 "화면 켜짐 시간"이 배터리 수명의 1차 변수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디스플레이 설계의 많은 혁신, 즉 OLED, LTPO, 무편광판, 탠덤 구조는 결국 같은 밝기를 더 적은 전력으로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디스플레이 스택: 1 mm 안의 열 개 층
스마트폰 OLED 모듈을 단면으로 자르면 위에서부터 다음 순서로 층이 쌓여 있다. 가장 두꺼운 것은 기계적 역할을 하는 커버 글라스와 보호·방열 필름이고, 정작 빛을 내는 유기층은 전체 두께의 0.1 %도 안 된다.
아래 3D 씬은 같은 적층을 확대한 조각이다. 슬라이더로 층을 벌리고, 층을 클릭(또는 아래 칩 선택)하면 그 층이 무엇을 하는지 설명이 나온다. 유기층 위에는 R·G·B 서브픽셀이, TFT 층에는 화소마다 놓인 트랜지스터가, 터치 층에는 메탈 메시 전극이 보인다.
OLED 모듈 적층 분해
층을 클릭해 보자
각 층의 역할, 실제 두께, 재료와 설계 포인트가 여기에 표시된다.
층 순서에는 이유가 있다. 유기 발광 재료와 캐소드(얇은 Mg:Ag 합금)는 수분과 산소에 극도로 약해서, 수증기 투과율(WVTR)이 10−6 g/m²/day 수준이 되어야 수년을 버틴다. 이것을 유리 뚜껑 대신 무기막(SiNx, SiOx)과 유기막을 번갈아 쌓은 박막 봉지(TFE, Thin-Film Encapsulation)로 해결한 것이 플렉시블 OLED의 핵심이다. 유기막은 파티클을 덮어 평탄화하고, 무기막이 실제 차단을 맡는다. 기판도 유리 대신 폴리이미드(PI)를 써서 휘거나 접을 수 있다. PI는 400 °C대 TFT 공정 온도를 견디는 몇 안 되는 고분자이기 때문이다. 공정 중에는 PI를 유리 캐리어 위에 코팅해 TFT·OLED를 다 만든 뒤 레이저로 떼어 낸다(LLO, Laser Lift-Off).
PI 기판은 수십 µm라 혼자서는 종이보다 약하다. 아래에 붙는 PET 백 필름은 공정 중 취급과 기계적 지지를, 쿠션 폼은 낙하나 누름 압력이 TFT에 전달되는 것을 막는다. 그래파이트·구리 시트는 패널의 국부 발열을 퍼뜨리고 전자기 차폐와 접지도 겸한다. 여기에 지문 센서(9장)가 패널 아래에 붙는 폰이라면, 광학식은 빛이 지나갈 창을, 초음파식은 음향 결합을 위해 하부 필름 구조를 따로 설계해야 한다.
원편광판: 반사를 막는 대가로 빛의 절반을 버린다
OLED의 전극은 금속이다. 아래쪽 애노드는 Ag 반사층을 품고 있고, 위쪽 캐소드도 반투명 금속이다. 빛을 앞으로 모으는 데는 유리하지만, 햇빛이 들어오면 화면이 거울처럼 반사해 검은색이 회색으로 뜬다. 이것을 막는 장치가 원편광판(circular polarizer)이다. 선형 편광자 아래에 1/4 파장판(λ/4 retarder)을 45°로 붙인 필름이다.
햇빛 아래 시인성은 명실 명암비(ambient contrast ratio)로 따진다. 화면 반사율을 \(R\), 조도를 \(E\)라 하면 반사광의 휘도는 확산 반사 근사로 \(R E / \pi\)이다.
햇빛 아래 명암비: 편광판 vs 무편광판
무편광판 기술
편광판을 빼고 대신 봉지막 위에 컬러 필터와 블랙 매트릭스를 직접 형성하는 방식이 있다(CoE, Color filter on Encapsulation; 업체마다 명칭이 다르다). 각 서브픽셀 위에 같은 색 필터가 놓이므로 자기 빛은 대부분 통과하고, 외광은 세 색 중 한 색만 통과해 반사되고 나머지는 흡수된다. 블랙 매트릭스는 화소 사이의 금속 배선 반사를 가린다. 결과적으로 발광 효율이 편광판 대비 대략 1.3~1.5배로 오르고, 두께는 수십 µm 줄며, 접는 폰처럼 굽힘 반경이 작은 패널에 유리하다. 대신 반사율이 편광판보다 약간 높고(반사색이 생길 수 있음), 사선에서 색 변화와 공정 난이도가 과제다. 폴더블 패널에서 먼저 쓰였고, 저전력이 중요한 바형 폰으로 확산 중이다.
서브픽셀 배열: 픽셀 하나에 서브픽셀은 몇 개인가
LCD는 오랫동안 한 픽셀을 R·G·B 세 줄무늬로 나누는 RGB 스트라이프를 써 왔다. OLED는 사정이 다르다. 유기물을 섀도 마스크(FMM, Fine Metal Mask)로 증착하기 때문에 서브픽셀을 촘촘히 놓는 데 한계가 있고, 색마다 수명과 효율이 달라 면적을 다르게 줘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스마트폰 OLED는 녹색을 매 픽셀에, 적색과 청색은 두 픽셀에 하나꼴로 놓는 펜타일(PenTile, RGBG) 계열, 특히 서브픽셀을 다이아몬드 격자로 배치한 구조를 쓴다.
이게 화질에 손해일까? 사람 눈의 해상력은 휘도(대부분 녹색이 담당)에 대해서는 높고 색차에 대해서는 낮다. 녹색은 모든 픽셀에 있으므로 휘도 해상도는 거의 그대로이고, 적·청색 해상도만 각 방향으로 \(1/\sqrt{2}\)배가 된다. 서브픽셀 렌더링 알고리즘이 R/B를 이웃 픽셀과 나눠 쓴다. 대신 고해상도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ppi가 낮으면 흰 글자의 가장자리에 색 번짐이나 자글거림이 보일 수 있다.
서브픽셀 확대경
시력 1.0인 눈은 약 1분각(1/60°)의 간격을 구분한다. 화소 피치 \(p\)가 이 각보다 작아지는 거리는 \(d = p / \tan(1/60°) \approx 3438\,p\)이다. 460 ppi(\(p\) = 55 µm)면 약 19 cm로, 일반적인 시청 거리 25~35 cm보다 가깝다. 즉 이 정도 밀도에서는 화소 격자 자체는 보이지 않는다. 그 이상으로 ppi를 올리면 전력(화소 수 ∝ 구동 전력·발광 개구율 저하)과 수율만 나빠지고 이득은 VR 같은 특수 용도에서나 생긴다. 현재 플래그십이 400~520 ppi에 머무는 이유다.
| 항목 | RGB 스트라이프 | 펜타일/다이아몬드 |
|---|---|---|
| 서브픽셀 수 | 3 / 픽셀 | 2 / 픽셀 |
| FMM 증착 난도(같은 ppi) | 높음 (개구 간격이 좁음) | 낮음 |
| 색별 면적 조절 | 어려움 | 쉬움 (청색을 크게 → 수명 균형) |
| R·B 해상도 | ppi | ppi / √2 |
| 대표 사용처 | LCD, 일부 태블릿·모니터 OLED | 대부분의 스마트폰 OLED |
픽셀 회로: 수천만 개의 전류원을 똑같이 만들기
LCD 픽셀은 전압으로 액정의 투과율을 바꾸는 "밸브"다. OLED 픽셀은 스스로 빛을 내는 다이오드이고 휘도가 전류에 비례한다. 그래서 각 서브픽셀마다 전압을 전류로 바꿔 주는 트랜지스터, 즉 구동 TFT가 필요하다. 가장 단순한 회로가 2T1C(트랜지스터 2개, 커패시터 1개)다.
구동 TFT가 포화 영역에서 동작하면 전류는 대략
문제는 저계조다. 어두운 회색을 낼 때는 \(V_{SG} - |V_{th}|\)가 수십~수백 mV에 불과하다. 여기에 \(V_{th}\)가 50 mV만 달라도 전류는 제곱으로 크게 변한다. 1차 근사로 휘도 편차는 \(\Delta L / L \approx 2\,\Delta V_{th} / V_{ov}\)이다. 그래서 보상이 없는 패널은 어두운 화면에서 얼룩(mura)이 보인다. 내부 보상에 더해, 공장에서 카메라로 화면을 찍어 화소별 보정값을 메모리에 저장하는 외부 보상(demura)도 함께 쓴다.
문턱전압 편차와 저계조 얼룩
LTPS TFT는 빠르고 작게 만들 수 있어 고해상도 구동 TFT와 패널 내장 게이트 구동 회로에 적합하다. 산화물(IGZO 등) TFT는 이동도가 10~30 cm²/V·s로 낮지만 꺼짐 전류가 LTPS보다 수 자릿수 작다. LTPO(Low-Temperature Polycrystalline Oxide)는 한 화소 안에 두 종류를 섞어, 전하를 오래 붙잡아야 하는 스위칭 TFT에는 산화물을, 전류를 내는 구동 TFT에는 LTPS를 쓴다. 이 덕분에 주사율을 1 Hz까지 낮춰도 저장 전압이 새지 않는다(7절).
OLED 전력: 검은색은 0 W
LCD는 백라이트가 항상 켜져 있고 액정이 빛을 막아 검은색을 만든다. 검은 화면이든 흰 화면이든 백라이트 전력은 같다. OLED는 화소가 직접 빛을 내므로 꺼진 화소는 전력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OLED 전력은 화면 내용, 정확히는 각 색 채널의 선형 휘도 평균(APL, Average Picture Level)에 비례한다.
화면 전력 계산기: 휘도 × 내용 × 색
실제 패널은 여기에 한 가지가 더 붙는다. 흰 화면을 전체에 띄울 때와 작은 창 하나만 띄울 때 허용 최대 휘도가 다르다. 전류가 많이 흐르면 전원 배선의 IR 강하, 발열, 수명이 문제가 되므로 APL이 높을수록 피크 휘도를 낮추는 APL 제한(ABL, Automatic Brightness Limiting)이 걸린다. 사양서의 "피크 휘도 3,000 nit"는 대개 작은 영역(APL 수 %)에서의 값이고, 전체 흰 화면 휘도는 그보다 훨씬 낮다.
주사율과 LTPO: 안 바뀌는 화면은 다시 그리지 않는다
120 Hz 화면은 1초에 120번 모든 행을 다시 쓴다. 매번 데이터 드라이버가 수천 개 열 배선의 큰 기생 용량을 충·방전하고, 게이트 드라이버가 모든 행을 훑는다. 이 구동 전력은 대략 \(P \propto C V^2 f\)로 주사율 \(f\)에 비례한다. 그런데 화면을 읽고 있을 때처럼 내용이 바뀌지 않는 시간이 사용 시간의 상당 부분이다. 그때 주사율을 1~10 Hz로 낮출 수 있다면 구동 전력 대부분을 아낄 수 있다.
걸림돌은 누설이다. 주사율이 1 Hz이면 저장 커패시터가 1초 동안 전압을 붙잡고 있어야 한다. LTPS 스위칭 TFT의 꺼짐 전류(pA 수준)로는 그동안 수백 mV 이상 새어 휘도가 변하고, 다음 갱신 때 깜빡임으로 보인다. 꺼짐 전류가 수 자릿수 작은 산화물 TFT를 스위칭에 쓰는 LTPO가 이 문제를 풀었다.
사용 시나리오별 가변 주사율과 구동 전력
유지 시간 동안의 누설과 깜빡임
PWM 디밍과 DC 디밍: 어둡게 하는 두 가지 방법
화면을 어둡게 하려면 OLED 전류를 줄이면 된다(DC 디밍). 그런데 앞의 얼룩 시뮬레이터에서 봤듯이, 아주 낮은 전류에서는 구동 TFT 편차가 크게 드러나고 색 좌표도 틀어진다. 그래서 OLED는 저휘도에서 전류는 일정 수준 이상으로 두고 켜져 있는 시간 비율을 줄이는 PWM 디밍(Pulse Width Modulation)을 많이 쓴다. 한 프레임 안에서 발광 제어 신호가 여러 번 켜졌다 꺼진다.
PWM은 화질에 유리하지만, 낮은 주파수에서는 일부 사람에게 눈의 피로·두통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고, 카메라로 화면을 찍으면 줄무늬가 생긴다. 전통적으로 스마트폰 OLED의 PWM 주파수는 240~480 Hz였고, 최근에는 1,920~3,840 Hz 이상의 고주파 PWM이나 일정 휘도 이상에서는 DC로 전환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늘었다.
디밍 파형과 카메라에 찍히는 줄무늬
깜빡임 위험의 지표로 흔히 IEEE 1789-2015의 권고를 인용한다. 변조 깊이 \(\mathrm{Mod} = (L_{\max} - L_{\min})/(L_{\max} + L_{\min})\)가 90~1,250 Hz에서 \(0.08 \times f\) 이하면 저위험, \(0.0333 \times f\) 이하면 영향 없음으로 본다(1,250 Hz 이상은 저위험, 3,000 Hz 이상은 영향 없음). 듀티가 낮은 PWM은 변조 깊이가 100 %이므로 사실상 주파수만이 판정을 가른다. 다만 이 권고는 조명용이고, 화면 깜빡임 민감도는 개인차가 크다는 점도 함께 기억하자.
터치 센서: 손가락이 빼앗는 전기력선
스마트폰 터치는 상호정전용량(mutual capacitance) 방식이다. 송신(Tx) 전극 줄과 수신(Rx) 전극 줄이 격자를 이루고, 교차점마다 1~2 pF 남짓한 상호 용량이 있다. 손가락이 다가오면 Tx에서 Rx로 가던 전기력선의 일부가 손가락(인체는 큰 접지)으로 빠져 교차점의 용량이 수 %~20 % 줄어든다. 터치 IC는 Tx 줄을 하나씩(또는 코드로 동시에) 구동하면서 모든 Rx의 전하를 읽어, 교차점 용량 변화의 2차원 지도를 1초에 수백 번 만든다.
교차점 피치(4~5 mm)는 필요한 좌표 정밀도(1 mm 이하)보다 훨씬 크다. 그래도 손가락 접촉 면적이 여러 교차점에 걸치기 때문에, 이웃 교차점들의 신호를 가중 평균(centroid)하면 피치의 1/10 수준까지 위치를 보간할 수 있다.
상호정전용량 그리드: 드래그해서 그려 보기
터치 샘플링 레이트와 지연
"터치 샘플링 240 Hz"는 터치 IC가 좌표를 보고하는 빈도다. 하지만 손가락이 움직인 뒤 화면이 따라오기까지의 종단 간 지연은 터치 스캔만이 아니라 OS의 입력 처리, 앱의 렌더링, 화면 합성기의 버퍼, 패널 스캔 아웃이 모두 더해진 값이다. 대개 수십 ms이고, 렌더 파이프라인의 프레임 버퍼 수가 가장 큰 항목인 경우가 많다.
터치 → 화면 지연 분해
펀치홀과 언더디스플레이 카메라
전면 카메라는 디스플레이를 뚫어야 빛을 받는다. 지금 가장 흔한 방식은 패널에 지름 3 mm 남짓한 구멍을 내는 펀치홀이다. 구멍 둘레에는 봉지막이 끊어진 단면으로 수분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차단 구조와 배선이 돌아가는 우회 영역이 필요해서, 실제로 화면에서 빠지는 영역은 렌즈보다 상당히 크다. 렌즈 앞에 남는 것은 커버 글라스뿐이라 투과율은 90 %가 넘는다.
언더디스플레이 카메라(UDC)는 구멍 대신 카메라 위에도 화소를 둔다. 빛이 지나갈 틈을 만들려고 그 영역의 화소 밀도를 낮추고(예: 1/2~1/4), 배선을 투명 전극으로 바꾸고, 그 부분의 불투명한 하부 필름을 제거한다. 그래도 투과율은 수십 % 수준에 그치고, 주기적인 화소 구조가 회절 격자처럼 작용해 빛 번짐과 플레어가 생긴다. 이를 영상 처리로 복원해야 하므로 화질은 아직 펀치홀에 못 미친다.
UDC 영역의 화소 밀도 트레이드오프
번인: 유기물은 쓴 만큼 늙는다
OLED 화소는 흘린 전하량만큼 유기물이 열화되어 같은 전류에서 휘도가 떨어진다. 화면 전체가 똑같이 늙으면 사용자는 모른다. 문제는 상태 표시줄, 내비게이션 바, 키보드처럼 항상 같은 자리에 같은 밝은 그림이 있을 때다. 그 화소만 더 늙어 회색 배경에서 잔상처럼 보이는 것이 번인(burn-in, 영구 잔상)이다.
세 색 중 청색 발광 재료의 수명이 가장 짧다. 청색 광자는 에너지가 커서(~2.7 eV) 분자를 손상시키기 쉽고, 효율 높은 인광 청색 재료가 아직 상용화 초기라 많은 패널이 효율 낮은 형광 청색을 쓴다. 그래서 청색 서브픽셀을 가장 크게 만들어 전류 밀도를 낮춘다(펜타일 배열의 큰 청색 다이아몬드가 그 흔적이다). 수명은 휘도에 대해 거듭제곱으로 짧아진다.
번인 시뮬레이터: 정적 UI를 몇 시간 띄우면
제조사들은 번인을 여러 겹으로 막는다. 정적 UI를 몇 화소씩 주기적으로 옮기는 픽셀 시프트, 상태 표시줄 밝기 자동 감소, AOD의 위치 이동, 그리고 화소별 누적 사용량(전류×시간)을 메모리에 기록해 많이 쓴 화소에 전류를 조금 더 주는 열화 보상이다. 보상은 잔상을 지우지만, 늙은 화소를 더 세게 구동하는 것이므로 열화 자체를 가속한다. 결국 휘도 여유(헤드룸)를 미리 남겨 두는 설계가 필요하다.
설계 시 무엇이 중요한가
디스플레이는 폰에서 가장 비싼 부품 중 하나이고(플래그십 BOM의 대략 10~20 %), 전력·두께·외관·내구성이 모두 걸린 부품이다. 설계자가 붙잡고 있는 핵심 트레이드오프는 다음과 같다.
- 휘도 vs 전력 vs 수명. 야외 시인성을 위해 HBM 휘도를 올리면 전류가 늘어 전력과 발열이 커지고, 수명은 휘도의 1.5~2제곱으로 줄어든다. 탠덤 OLED(발광층 2단 적층)는 같은 휘도를 절반 전류로 내서 수명과 고휘도 효율을 개선하지만 구동 전압이 높아지고 증착 공정·원가가 늘어난다.
- 반사 억제 vs 효율. 원편광판은 반사를 잘 막지만 빛의 절반 이상을 버린다. 무편광판은 효율과 두께에서 이기고 반사율·색 균일도에서 진다.
- 주사율 vs 전력. 120 Hz 이상은 부드러움을 주지만 LTPO 없이는 정지 화면 전력을 낭비한다. LTPO는 공정(마스크 수)이 늘어 원가가 오른다.
- 베젤 축소. 패널 아래쪽 끝의 배선 팬아웃과 구동 IC를 어디에 두느냐가 하단 베젤을 결정한다. 구동 IC를 패널 기판 위에 붙이고 그 부분을 뒤로 접는 COP(Chip On Plastic)가 가장 얇은 베젤을 만든다. 벤딩 영역은 곡률 반경이 수백 µm라, 이 영역의 배선은 균열에 강하게 설계하고 그 위에 보호 수지를 덮는다.
- 두께와 강성. 패널이 얇아질수록 배터리(5장)에 공간을 내주지만, 낙하 시 커버 글라스가 휘면 그 아래 패널의 TFT 배선이 깨지기 쉽다(12장). 쿠션 층은 줄이기 어렵다.
- 다른 부품과의 상호작용. 펀치홀 위치·크기는 전면 카메라·근접/조도 센서와, 터치 센서는 디스플레이 구동 잡음 및 충전기 잡음과(동기화·주파수 호핑), 패널 하부 금속층은 안테나(7장)와, 고휘도 발열은 AP 발열(11장)과 합쳐진다.
패널 사양 트레이드오프
| 흔한 실패 | 원인 | 대책 |
|---|---|---|
| 저휘도 녹색 얼룩·색 틀어짐 | 저전류 영역 TFT 편차, demura 부족 | 내부 보상 회로, 공장 demura, 저휘도 PWM |
| 낙하 후 화면 줄·검은 번짐 | 커버 글라스 굽힘으로 TFT/배선 균열, 봉지 손상 | 쿠션 층, 프레임 강성, 패널 가장자리 응력 완화 |
| 터치 오동작(충전 중) | 충전기 공통 모드 잡음, 디스플레이 구동 잡음 | 주파수 호핑, 디스플레이 동기 스캔, 차폐 |
| 벤딩부 단선 | 반복 응력, 수분 침투 | 중립면 설계, 보호 수지, 배선 형상(메시·지그재그) |
| 정적 UI 잔상 | 청색 열화 편중 | 픽셀 시프트, 열화 보상, 휘도 헤드룸 |
핵심 정리
- OLED 모듈은 커버 글라스–OCA–원편광판–터치–TFE–유기층–TFT–PI–하부 필름으로 쌓이고, 커버를 뺀 두께는 약 0.6~1.0 mm다. 빛을 내는 유기층은 수백 nm뿐이며, 수분 차단(TFE)이 플렉시블 OLED의 핵심이다.
- 원편광판은 금속 전극의 외광 반사를 λ/4판의 회전 반전으로 막지만, 발광의 55 % 이상을 잃는다. 무편광판(컬러 필터+블랙 매트릭스)은 효율과 두께를 얻고 반사율을 약간 내준다.
- 스마트폰 OLED는 대부분 펜타일/다이아몬드 배열로 R·B 해상도가 \(1/\sqrt{2}\)이지만, 400 ppi 이상에서는 일반 시청 거리에서 구분되지 않는다.
- OLED 휘도는 구동 TFT 전류 \(\propto (V_{SG}-|V_{th}|)^2\)로 정해져 저계조에서 \(V_{th}\) 편차가 얼룩을 만든다. 6~8T 내부 보상과 공장 demura로 해결한다.
- OLED 전력은 내용(채널별 APL)에 비례하고 검은색은 0 W다. 청색이 가장 비싼 색이다. LCD는 내용과 무관하게 백라이트 전력이 든다.
- 구동 전력은 주사율에 비례한다. LTPO는 산화물 스위칭 TFT의 낮은 누설로 1 Hz까지 낮춰 정지 화면 전력을 줄인다.
- PWM 디밍은 저휘도 화질에 유리하지만 저주파에서 깜빡임과 카메라 줄무늬를 만든다. 고주파 PWM이나 DC·하이브리드로 완화한다.
- 상호정전용량 터치는 4~5 mm 피치 교차점의 용량 감소를 측정하고 무게중심 보간으로 서브 mm 정확도를 얻는다. 체감 지연은 터치 샘플링보다 렌더 파이프라인이 좌우한다.
- 설계의 축은 휘도·전력·수명, 반사·효율, 베젤(COP 벤딩)·두께·강성, 그리고 원가다.
확인 퀴즈
원편광판이 외광 반사를 막는 핵심 원리는?
460 ppi 다이아몬드(펜타일) 배열에서 적·청색 서브픽셀의 유효 밀도에 가장 가까운 것은?
보상 회로가 없는 OLED 패널에서 얼룩(mura)이 가장 잘 보이는 조건은?
같은 300 nit에서 OLED 폰을 라이트 모드에서 다크 모드로 바꿨다. 옳은 설명은?
LTPO가 1 Hz 주사율을 가능하게 하는 주된 이유는?
휴대폰 화면을 1/8000 s 셔터로 찍었더니 가로 줄무늬가 보였다. 가장 그럴듯한 원인은?
상호정전용량 터치에서 전극 피치가 4.5 mm인데도 0.5 mm 이하의 좌표 정확도가 나오는 이유는?
하단 베젤을 가장 얇게 만드는 구동 IC 실장 방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