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모듈
폰 뒷면의 볼록한 카메라 섬은 디자이너의 취향이 아니라 광학의 결론이다. 큰 센서는 긴 초점거리를, 긴 초점거리는 높은 모듈을 요구하고, 8 mm 남짓한 폰 두께는 그것을 다 담지 못한다. 이 장에서는 손톱만 한 모듈 안의 렌즈·필터·센서·액추에이터를 분해하고, 범프·광량·심도·줌·초점·손떨림 보정을 계산으로 따라가 본다. 센서 내부와 신호 처리는 자매편 SensorBook에서 깊게 다룬다.
- 카메라 모듈의 구성(렌즈군, IR 컷 필터, 이미지 센서, VCM, OIS, FPC)과 각 부품의 역할을 설명할 수 있다.
- 센서 크기·등가 초점거리에서 실제 초점거리와 모듈 높이를 계산하고, 카메라 범프가 생기는 이유를 말할 수 있다.
- f-넘버, 픽셀 크기, 센서 크기가 광량과 신호 대 잡음비, 피사계 심도에 주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비교한다.
- 잠망경 망원의 광로, 멀티 카메라 줌 전환, AF(VCM·PDAF)와 OIS(렌즈 시프트·센서 시프트)의 원리를 이해한다.
- 멀티프레임 합성 같은 컴퓨테이셔널 포토그래피가 작은 센서의 한계를 어떻게 메우는지 안다.
- 모듈 높이·무게·플레어·열·원가·안테나 배치 사이의 설계 트레이드오프를 정리한다.
폰 안의 위치: 가장 두꺼운 부품
후면 카메라 모듈은 메인보드 위쪽 끝, 폰 뒷면 모서리에 모여 있다. 메인(광각), 초광각, 망원 2~3개 모듈과 플래시, 경우에 따라 LiDAR나 ToF 센서가 한 섬(camera island)에 놓인다. 모듈은 보드에 플렉스 케이블(FPC)과 B2B 커넥터로 연결되고, MIPI 고속 직렬 링크로 AP의 ISP(3장)에 영상을 보낸다. 앞면에는 화면 펀치홀 아래 작은 전면 카메라가 있다(2장).
폰 속의 카메라 모듈
카메라는 원가로도 폰에서 손꼽히는 부품이다. 플래그십에서는 후면 카메라 전체가 BOM의 10~15 % 안팎을 차지하기도 하고, 메인 센서 하나가 수십 달러 수준이다. 무게도 무시할 수 없어 대형 센서와 잠망경을 합친 카메라 섬은 10~20 g대가 되어, 폰의 무게중심을 위쪽으로 끌어올린다.
모듈 구조: 렌즈부터 FPC까지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은 위에서부터 다음처럼 쌓인다. 세부 구조와 제어 루프는 SensorBook 카메라 모듈 장과 광학 장에 자세하다.
카메라 모듈 분해
부품을 클릭해 보자
각 부품의 역할과 대표 치수가 여기에 표시된다.
렌즈가 대부분 플라스틱인 이유는 사출 성형으로 복잡한 비구면을 마이크로미터 정밀도로 대량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리는 굴절률·온도 안정성이 좋지만 비구면 몰딩이 비싸고 형상 자유도가 작다. 플라스틱 렌즈는 서로 다른 굴절률·분산(아베수)의 재료를 번갈아 써서 색수차를 잡는다. 대신 온도에 따라 굴절률과 형상이 변해 초점이 밀리므로(열 디포커스), AF가 그것까지 따라가야 한다. 렌즈 매수가 늘수록 해상력과 주변부 화질은 좋아지지만 TTL과 반사(플레어), 원가가 늘어난다.
카메라 범프는 왜 생기나
같은 화각을 얻으려면 초점거리는 센서 크기에 비례해야 한다. 화각 \(\theta\)(대각)와 센서 대각 \(d\), 초점거리 \(f\)는
그리고 스마트폰 렌즈의 전장 \(\text{TTL}\)(Total Track Length, 첫 렌즈면에서 센서까지)은 초점거리보다 약간 길다. 광각 렌즈는 TTL/\(f\) ≈ 1.1~1.3 정도이고, 망원은 망원형 설계로 1 이하까지 줄일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 결국 센서가 커지면 TTL이 비례해서 커지고, 여기에 IR 필터·센서 패키지·기판·AF 여유가 1~1.5 mm 더해진다. 폰 몸체에서 카메라에 쓸 수 있는 높이는 화면 모듈·미드플레이트·뒷유리를 빼고 6 mm 남짓이다. 차이가 범프다.
센서 크기·화각 → 모듈 높이 → 범프
광량: 센서 크기, 픽셀 크기, 조리개
어두운 곳 화질은 결국 광자 수로 결정된다. 광자 도착은 포아송 과정이라 \(N\)개의 광자를 받으면 잡음이 \(\sqrt{N}\), 신호 대 잡음비가 \(\sqrt{N}\)이다(SensorBook 잡음 장). 한 픽셀이 받는 광자 수는
그래서 "f/1.8"이라는 숫자만으로 폰과 카메라를 비교할 수 없다. 같은 화각·같은 셔터에서 전체 이미지의 잡음과 배경 흐림을 비교하려면 f-넘버에 크롭 팩터를 곱한 등가 조리개를 써야 한다. 1/1.3″ 센서의 f/1.8은 풀프레임 기준 약 f/6.3에 해당한다. 픽셀 비닝(4개 또는 16개 픽셀을 묶어 하나처럼 읽기)은 해상도를 낮추는 대신 픽셀당 신호를 키우는 방법이다(SensorBook 픽셀 장).
픽셀이 받는 광자와 잡음
피사계 심도: 왜 폰 사진은 배경이 덜 흐린가
초점이 맞은 면 앞뒤로 "충분히 선명해 보이는" 범위가 피사계 심도(DoF)다. 허용 착란원 \(c\)를 센서 대각의 1/1500 정도로 잡으면 과초점 거리와 심도 경계는
심도와 배경 흐림 비교
잠망경 망원: 광로를 90° 눕히다
5배(약 120 mm 등가) 망원을 1/2.5″급 센서로 만들면 실제 초점거리가 17~18 mm다. 세워 놓으면 폰 두께의 두 배가 넘는다. 해법은 광로를 꺾는 것이다. 뒷면으로 들어온 빛을 프리즘(또는 거울)으로 90° 꺾어 폰의 폭 방향으로 눕히고, 그 방향으로 렌즈군과 센서를 일렬로 배치한다. 그러면 TTL은 폰 두께가 아니라 폭(약 70 mm)의 제약을 받는다. 대신 렌즈 지름(=조리개)과 센서 크기는 여전히 폰 두께에 묶인다. 잠망경 망원이 f/2.5~3.5로 어둡고 센서가 작은 이유다.
잠망경 광로 애니메이션
멀티 카메라 줌 전환
대부분의 폰은 줌 렌즈 하나 대신 고정 초점거리 카메라 여러 개를 두고, 사이 배율은 디지털 크롭으로 메운다. 0.6× 초광각 → 1× 메인 → 3×/5× 망원으로 넘어갈 때 ISP가 두 카메라의 색·노출·기하를 맞춰 끊김 없이 전환한다. 메인 카메라의 고화소 센서는 가운데만 잘라 읽어(인센서 크롭) 2×를 "광학 품질"로 내기도 한다. 크롭 배율이 \(m\)이면 남는 화소 수는 \(1/m^2\)로 줄어든다.
줌 배율에 따른 카메라 선택과 유효 해상도
AF: 0.5 mm를 움직여 3 µm에 멈추기
무한대에 맞춘 렌즈로 거리 \(s\)의 물체를 찍으려면 렌즈를 센서에서 \(\Delta = f^2/(s-f)\)만큼 더 멀리 내밀어야 한다. \(f\) = 6.8 mm, \(s\) = 10 cm면 약 0.5 mm다. 이 행정을 만드는 장치가 VCM(Voice Coil Motor)이다. 렌즈 캐리어에 감은 코일에 전류를 흘리면 자석과의 로렌츠 힘이 판 스프링을 밀어 렌즈가 움직이고, 홀 센서로 위치를 읽어 폐루프로 제어한다. 큰 센서의 메인 카메라는 렌즈가 무거워 볼 베어링 가이드나 피에조·형상기억합금(SMA) 액추에이터를 쓰기도 한다.
어디로 움직일지는 위상차 AF(PDAF)가 알려 준다. 렌즈의 왼쪽 절반과 오른쪽 절반을 지난 빛을 따로 받는 픽셀(듀얼 픽셀, 2×1 OCL, 쿼드 PD)이 두 개의 상을 만들고, 초점이 어긋나면 두 상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밀린다. 그 어긋남(디스패리티)의 부호와 크기가 곧 렌즈를 움직일 방향과 거리다. 반면 콘트라스트 AF는 렌즈를 조금씩 움직이며 선명도가 최대인 곳을 찾아야 해 느리다.
PDAF vs 콘트라스트 AF
OIS: 손떨림을 빛의 경로에서 지운다
손은 가만히 들고 있어도 떨린다. 생리적 떨림은 8~12 Hz 근처의 작은 진동이고, 팔과 몸의 느린 흔들림은 수 Hz 이하에서 더 크다. 각도로는 대략 0.1~0.5° 범위다. 상은 센서 위에서 \(\Delta x = f\tan\theta\)만큼 움직이므로, 초점거리가 긴 망원일수록 같은 떨림이 더 큰 흔들림이 된다. \(f\) = 6.8 mm에서 0.1°면 12 µm로 1 µm 픽셀 12개다.
OIS(Optical Image Stabilization)는 자이로(9장)로 각속도를 재고, 렌즈군을 광축에 수직으로 옮기거나(렌즈 시프트) 센서를 옮겨서(센서 시프트) 상의 움직임을 상쇄한다. 렌즈 시프트는 가벼운 렌즈를 움직여 응답이 빠르지만 큰 렌즈에서는 무겁고 주변부 화질이 변할 수 있다. 센서 시프트는 렌즈 무게와 무관하고 롤(광축 회전)까지 보정하는 구조도 있지만 센서·기판·FPC를 움직이는 정교한 기구가 필요하다. 보정 범위는 대략 ±1~3°다.
노출 중 손떨림 궤적과 보정
영상 촬영에서는 프레임 사이 흔들림을 화면을 조금 잘라서 옮기는 전자식 보정(EIS)이 맡고, OIS는 한 프레임 노출 중의 흐림을 맡는다. 둘을 함께 쓸 때 OIS가 이미 옮긴 양을 EIS가 알아야 하므로 렌즈 위치 정보를 ISP에 넘긴다. 롤링 셔터 왜곡(젤로 효과)도 EIS가 행 단위로 보정한다(SensorBook 셔터 장).
컴퓨테이셔널 포토그래피: 한 장 대신 여러 장
센서가 작다는 물리적 한계를 폰은 시간으로 메운다. 셔터를 누르기 전부터 프레임을 원형 버퍼에 계속 찍어 두고(제로 셔터 랙), 누르는 순간 앞뒤 여러 장을 정렬·병합한다. 짧은 노출 \(n\)장을 합치면 광자 수가 \(n\)배라 SNR이 \(\sqrt{n}\)배가 되고, 짧은 노출 덕분에 손떨림과 피사체 흔들림은 각 장에서 작다. 노출을 다르게 찍어 합치면 HDR, 손떨림으로 생긴 서브픽셀 이동을 이용하면 초해상도도 된다. 핵심 난제는 움직이는 물체다. 그대로 평균하면 유령(ghost)이 생기므로, 기준 프레임과 다른 영역은 합치지 않는 강건 병합이 필요하다.
멀티프레임 병합: 잡음과 유령
이 장에서는 개요만 다룬다. 더 깊은 내용은 자매편 SensorBook에서 이어진다.
- 컴퓨테이셔널 이미징 →멀티프레임 병합, HDR, 야간 모드, 초해상도, 깊이 추정
- ISP 파이프라인 →디모자이크, 화이트 밸런스, 노이즈 제거, 톤 매핑
- 픽셀 구조 →BSI, 딥 트렌치 분리, 쿼드 베이어와 비닝, 위상차 픽셀
- 읽기 회로 →컬럼 ADC, 듀얼 변환 이득, 고속 읽기와 전력
플래시, LiDAR, ToF
카메라 섬에는 렌즈가 아닌 것도 산다. LED 플래시는 1 A 안팎의 전류를 짧게 흘리는 백색 LED로, 색온도가 다른 두 LED를 섞어 주변 조명에 맞추기도 한다. 큰 전류 펄스는 배터리 전압을 순간 떨어뜨리므로 전원 설계(6장)와 맞물린다. 어두운 곳에서 AF를 돕는 보조광 역할도 한다.
ToF(Time of Flight) 센서는 적외선 빛을 쏘고 돌아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잰다. 빛은 1 m 왕복에 6.7 ns가 걸린다. 펄스 도착 시각을 SPAD(단일 광자 애벌런치 다이오드) 배열로 직접 재는 dToF(LiDAR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와, 변조된 빛의 위상 지연으로 재는 iToF가 있다. 수 m 범위의 깊이 지도로 저조도 AF, 인물 모드 분리, AR을 돕는다. 레이저 AF는 같은 원리의 단일 점 버전이다.
설계 시 무엇이 중요한가
카메라 모듈 설계는 "더 큰 센서, 더 밝은 렌즈, 더 긴 망원"이라는 화질 욕심과 폰의 두께·무게·원가·안테나·열 사이의 줄다리기다.
- 모듈 높이 vs 폰 두께. 센서 크기에 비례하는 TTL이 범프를 만든다. 범프는 책상 위에서 폰이 흔들리게 하고, 케이스 두께와 낙하 시 첫 충돌 지점을 정한다. 범프 커버 유리(사파이어나 강화 유리)와 금속 링이 렌즈를 보호한다.
- 무게와 낙하. 렌즈·자석이 무거울수록 낙하 충격에서 AF/OIS 스프링과 서스펜션 와이어가 손상되기 쉽다. 이동부에 스토퍼를 두고, 전원이 꺼지면 렌즈를 고정하는 구조도 쓴다(12장).
- 플레어와 고스트. 렌즈 매수, 커버 유리, 범프 안쪽 벽 반사가 역광에서 빛 번짐을 만든다. 반사 방지 코팅, 렌즈 사이 차광 스페이서, 배럴 내부 무광 처리, IR 필터 위치가 중요하다. 커버 유리의 지문·흠집도 플레어 원인이다.
- 열. 센서는 온도가 오르면 암전류가 대략 6~8 °C마다 2배가 되어 잡음이 늘고, 플라스틱 렌즈의 초점이 밀린다. 4K/8K 영상 촬영은 센서·ISP·인코더가 수 W를 써서 폰 전체의 열 한계(11장)에 걸린다.
- 배치와 안테나. 카메라 섬은 폰 위쪽 모서리를 차지하는데, 그곳은 안테나(7장)에도 좋은 자리다. 금속 모듈과 장식 링은 안테나 근처의 금속 덩어리라 효율을 떨어뜨리고, VCM 자석은 지자기 센서(나침반)와 무선 충전 자석 배열에도 간섭한다. 카메라 사이 간격은 멀티 카메라 시차(근거리에서 전환 시 화면 점프)와 깊이 추정에 영향을 준다.
- 원가와 공급. 대형 센서·잠망경·센서 시프트 OIS는 각각 원가와 수율 위험을 높인다. 모듈 조립은 능동 정렬(촬영하면서 렌즈를 맞추고 접착)로 µm급 정밀도를 맞추므로 공정 시간도 원가다.
후면 카메라 구성 트레이드오프
핵심 정리
- 카메라 모듈은 플라스틱 비구면 렌즈 5~8매, IR 컷 필터, 이미지 센서, AF용 VCM, OIS 액추에이터, 기판·FPC로 이루어지며 폰에서 가장 두꺼운 부품이다.
- 같은 화각이면 초점거리는 센서 대각에 비례하고(\(f = f_\text{eq}\,d/43.27\)), TTL ≈ (1.1~1.3)\(f\)에 1 mm 남짓이 더해져 모듈 높이가 된다. 몸체 내부 높이를 넘는 만큼이 범프다.
- 픽셀당 광자는 픽셀 면적/\(N^2\)에, 장면 전체의 광량은 센서 면적/\(N^2\)에 비례한다. 비교에는 등가 조리개 \(N\times\)크롭을 쓴다.
- 작은 센서는 실제 초점거리가 짧아 심도가 깊고 배경 흐림이 약하다. 인물 모드는 깊이 추정으로 흐림을 합성한다.
- 잠망경 망원은 프리즘으로 광로를 90° 꺾어 긴 초점거리를 폭 방향에 눕히지만, 렌즈 지름과 센서 크기는 여전히 두께가 제한한다.
- AF 행정은 \(f^2/(s-f)\)로 수백 µm이고, PDAF는 좌우 위상 상의 어긋남으로 방향과 거리를 한 번에 안다.
- OIS는 자이로로 잰 떨림을 렌즈 또는 센서 이동으로 상쇄한다. 상 이동은 \(f\tan\theta\)라 망원일수록 중요하다.
- 멀티프레임 병합은 \(\sqrt{n}\) SNR 향상을 주고, 움직이는 물체는 강건 병합으로 유령을 막는다.
- 설계 축은 모듈 높이·두께, 무게·낙하, 플레어, 열, 원가, 그리고 안테나·자기 간섭을 고려한 배치다.
확인 퀴즈
1/1.3″급 센서(대각 약 12.3 mm)로 24 mm 등가 화각을 얻을 때 실제 초점거리에 가장 가까운 것은?
메인 카메라 센서를 1/1.56″에서 1″로 키우면서 화각을 유지할 때 가장 직접적인 결과는?
1/1.3″ 센서(크롭 ≈ 3.5)의 f/1.8 렌즈의 풀프레임 등가 조리개는?
잠망경 망원에서 프리즘이 해결하는 문제는?
\(f\) = 6.8 mm 렌즈로 10 cm 거리 물체에 초점을 맞추려면 렌즈를 무한대 위치에서 대략 얼마나 움직여야 하나?
PDAF가 콘트라스트 AF보다 빠른 근본 이유는?
같은 0.2° 손떨림에서 상 이동이 가장 큰 카메라는?
멀티프레임 병합에서 16장을 합쳤을 때 광자 잡음 기준 SNR 향상은?